감춰진 진심

요양병원에 새 환자 한 명이 입원했다. 중증이지만 죽음과는 거리가 먼 만성질환자였다. 환자는 스스로 거동하지 못했고 일상생활을 해나가지 못했다. 보호자는 24시간 자신이 돌볼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요양병원에 입원시켰다. 보호자는 매일 병원을 드나들었다. 양손에 먹을거리를 잔뜩 들고, 늘 밝은 인사를 건네며 병실에 들어선 그녀는 환자를 위해서라면 늘 지극정성이었다. 욕창이 생기지 않도록 직원의 도움 없이 손수 자세를 바꿔주고, 몸 이곳저곳을 닦아주곤 했다. 엄연히 간병인과 요양보호사가 있는데도 그는 자기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한참 환자와 씨름한 뒤에는 양손에 가득 들고 온 과일과 떠먹는 요구르트를 먹였다. 보호자는 병원에 올 때마다 오랜 시간 환자 옆을 지켰다. 그 모습을 본 병원 직원들은 ‘정말 사랑하나보다’라며 애틋하고 따뜻한 사랑에 탐복했다. 요즘 저런 사람 몇 없는데 애정과 사랑이 넘친다고, 부럽다며.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다. 요양병원에는 주에 1회 전체 시트와 환자복 등을 빨래하는 날이 있는데 그날이 바로 빨래하는 날이었다. 병원 내부를 대청소하는 날과 겹쳐서 모든 환자복과 침대 시트, 베갯잇 등을 벗겨내고 갈아입혔고, 거둔 옷들은 삶기 위해 바구니에 하나씩 담았다. 직원이 새 환자의 이불과 베갯잇을 수거해 가다가 베갯잇 속에 있던 이물질 하나를 발견했다. 곱게 접힌 그것을 꺼내어 살펴보니 부적이었다. 의아한 마음에 정성스레 여러 갈래로 접힌 부적을 펼쳐 보았다. 부적 한편에 글자가 쓰여 있었다.

“이 사람, 제발 빨리 죽여주세요.”